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 허호준

우리는 4ㆍ3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저자 : 허호준출판 : 혜화1117 
추천일: 2025. 3. 30.
<추천글>

제주 4·3을 앞두고 4·3의 역사를 알려주는 책을 추천합니다.
나라가 이 지경이니 책 읽을 기분이 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4·3을 제대로 알고 기억하는 일을 멈춰서는 안됩니다. 국가폭력이 자행한 가장 큰 비극이며, 아직도 청산되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청산되지 않은 역사는 대물림 되기 마련입니다. 이번 계엄내란이 적나라하게 보여준, 군사력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절멸시키려는 광기와 야만의 원형을 제주 4·3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나는 작년과 재작년 4·3을 앞두고 현기영의 소설 <제주도우다>와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추천했습니다. 이 책들이 4·3의 슬픔을 문학으로 승화시킨 작품들이라면 이번 책은 4·3의 역사를 정리한 책입니다.

제주 출신 기자이며 4·3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바 있는 저자는 7년 간의 취재와 생존희생자, 유족, 목격자들과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국제적 냉전체제와 남북분단의 산물인 4·3의 시대적 배경과 성격부터, 발생원인과 전개, 미군정의 역할, 학살의 책임자들과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 특히 가장 크게 고통받아야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 제주 전역과 올레길에 남아있는 비극의 흔적들,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특별재심과 개별보상까지, 우리가 알아야할 4·3의 진실들을 기획기사를 쓰듯이 정리했습니다. 제주 4·3을 제대로 알려면 안성맞춤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470301-19540921’은 제주 4·3이 시작된 날과 끝난 날입니다. 무려 7년 동안 지속된 비극의 역사였음을 보여주는 제목입니다. 저자가 말하듯이 제주 전역과 올레길 곳곳에 4·3의 흔적들이 남아있으나, 길을 걷는 이들의 눈에 4·3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고 제주를 오갈 때 여전히 남아있는 그 흔적들을 잠시라도 떠올려준다면 4·3의 희생자들과 제주도민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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