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안의 역사 컬렉션 - 박건호

어느 기록학자가 사고 읽고 모아둔 수집품으로 본 일제시대사 
내 방안의 역사 컬렉션
저자 : 박건호 출판 : 휴머니스트
추천일: 2025. 10. 14.
<추천글>

역사 컬렉터이자 기록학자인 저자가 30년의 수집품 가운데 고른 110점을 테마로 개항부터 해방 직후까지의 역사를 일제시대사를 중심으로 서술한 책입니다. 전시장에서 저자의 수집품들을 둘러보면서 전시물에 담긴 역사 이야기를 듣는 듯합니다. 거시적인 역사서술이 아니라, 당대 사람들의 삶 속에 있었던 자료들을 통해 그들이 겪었던 그 시대의 역사를 더욱 생생하게, 시각적 효과까지 더해 만날 수 있습니다.
북한의 기념우표는 북한 정권 수립 전까지 그들 역시 태극기와 무궁화를 국가상징으로 사용했음을 보여줍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임시정부의 법통을 강조하면서 ‘연호에 관한 법률’이 단기를 법정연호로 채택할 때까지, 임시정부의 연호를 그대로 사용하여 관보를 비롯한 정부문서에 ‘대한민국 30년’ 또는 ‘민국 30년’으로 연호 표기했던 사실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된 사실들도 있습니다. 태극기는 1882년 9월 박영효가 수신사로 일본에 갈 때 처음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미 그 이전에 발간된 미국 해군의 <해양국가의 깃발들> 책자에 수록돼 있어, 그해 5월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될 때 성조기와 함께 게양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제작자는 김홍집의 명을 받은 역관 이응준이었습니다.
‘어린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이가 소파 방정환이 아니라 최남선이란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그는 1908년 우리나라 최초의 어린이 잡지 <소년>과 그에 이은 최초의 어린이 신문 <붉은 저고리>를 발간하여 나라의 미래를 위한 소년 운동을 벌였습니다. 이어서 1914년 <청춘> 잡지에 ‘어린이 꿈’이란 시를 실었는데, 방정환이 ‘어린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해보다 6년 앞선 시기였습니다. 그렇다면 어린이·소년운동의 선구자였다는 칭호도 최남선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의 친일 경력 때문에 역사적 사실이 묻혀서는 안될 것입니다. 



K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