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황동규 시인의 열여덟번째 시집
| 봄비를 맞다
| 저자 : 황동규 | 출판 : 문학과지성사 | 추천일: 2024. 6. | <추천글> 86세의 노시인이 생과 죽음의 의미, 세계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신작 시집. 새로운 발견의 눈을 포기하지 않는 시인의 치열한 의식이 특유의 어법과 함께 시행 곳곳에 배여 있다.
<출판사 서평> 시인 황동규의 새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 시인선 604, 2024)가 출간되었다.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한 황동규는 묶어낸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왔다. 시집 『봄비를 맞다』는 쉼 없는 시적 자아와의 긴장과 대화 속에서 일궈낸 삶의 깨달음을 시로 형상화해온 시력(詩歷) 66년의 그가 미수(米壽)를 두 해 앞두고 펴낸 열여덟번째 시집이다. 전례 없는 팬데믹의 공포가 엄습했던 2020년 가을의 복판에 전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선보였으니 근 4년 만에 다시 새 시집으로 독자들을 찾은 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시집 역시 그간 꾸준히 쓰고 발표한 시 59편과 함께 시 편편의 주요한 처소(處所)이자 생의 후반 이십 년 가까이 시인의 발걸음과 감각을 붙잡아두고 진한 즐거움을 안겨준 공간에 대한 소회를 담은 산문(「사당3동 별곡」) 한 편을 더했다. 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생의 의미와 시의 운명을 함께 묻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걸으리,/ 가다 서다 하는 내 걸음 참고 함께 걷다/ 길이 이제 그만 바닥을 지울 때까지”(「그날 저녁」), “다시 눕혀”지더라도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시인의 말」)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삶임을 명료하게 의식하는 그의 시는 누구나 열망하나 쉬이 넘볼 수 없는 여유와 온기와 다감함 역시 잊지 않는다. “끄트머리가 확 돋보이는 시”(「사월 어느 날」)를 향한 한결같은 열정과 함께,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긍정의 진술이 가닿는 환한 깨달음, “그렇다, 지금을 반기며 사는 것”(「겨울나기」)이란 시인의 다짐을 거듭 곱씹게 되는 이유다.
|
|
86세의 노시인이 생과 죽음의 의미, 세계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시도하는 신작 시집. 새로운 발견의 눈을 포기하지 않는 시인의 치열한 의식이 특유의 어법과 함께 시행 곳곳에 배여 있다.
<출판사 서평>
시인 황동규의 새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 시인선 604, 2024)가 출간되었다. 1958년 미당 서정주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에 「시월」「동백나무」「즐거운 편지」를 차례로 발표하며 등단한 황동규는 묶어낸 시집마다 특유의 감수성과 지성이 함께 숨 쉬는 시의 진경은 물론 ‘거듭남의 미학’으로 스스로의 시적 갱신을 궁구하며 한국 서정시의 새로운 현재를 증거해왔다. 시집 『봄비를 맞다』는 쉼 없는 시적 자아와의 긴장과 대화 속에서 일궈낸 삶의 깨달음을 시로 형상화해온 시력(詩歷) 66년의 그가 미수(米壽)를 두 해 앞두고 펴낸 열여덟번째 시집이다. 전례 없는 팬데믹의 공포가 엄습했던 2020년 가을의 복판에 전작 『오늘 하루만이라도』가 선보였으니 근 4년 만에 다시 새 시집으로 독자들을 찾은 셈이다. 전작에 이어 이번 시집 역시 그간 꾸준히 쓰고 발표한 시 59편과 함께 시 편편의 주요한 처소(處所)이자 생의 후반 이십 년 가까이 시인의 발걸음과 감각을 붙잡아두고 진한 즐거움을 안겨준 공간에 대한 소회를 담은 산문(「사당3동 별곡」) 한 편을 더했다.
이번 시집에서 황동규는 녹록지 않은 노년의 삶을 이어가는 노정에도 여전히 시적 자아와 현실 속 자아가 주고받는 대화를 포기하지 않고 생의 의미와 시의 운명을 함께 묻고 답하는 데 전력을 다한다. “걸으리,/ 가다 서다 하는 내 걸음 참고 함께 걷다/ 길이 이제 그만 바닥을 지울 때까지”(「그날 저녁」), “다시 눕혀”지더라도 “늙음의 바닥을 짚고 일어나”(「시인의 말」) 이어가는 것이 자신의 삶임을 명료하게 의식하는 그의 시는 누구나 열망하나 쉬이 넘볼 수 없는 여유와 온기와 다감함 역시 잊지 않는다. “끄트머리가 확 돋보이는 시”(「사월 어느 날」)를 향한 한결같은 열정과 함께, 삶에 대한 유쾌하면서도 진지한 긍정의 진술이 가닿는 환한 깨달음, “그렇다, 지금을 반기며 사는 것”(「겨울나기」)이란 시인의 다짐을 거듭 곱씹게 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