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술이 빚은 시인, 이규보가 읊조리는 고려로 가다
| 이규보 선생님, 고려시대는 살 만했습니까
| 저자 : 강민경 | 출판 : 푸른역사 | 추천일: 2024. 5. | <추천글> 고려시대 이규보의 저작물과 행동을 통해 그 시대를 현재로 끌어당겨 집필한 흥미진진한 책. 역사 속의 과거가 마치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오늘은 시 한 잔, 내일은 술 한 수-이규보가 들려주는 이규보 이야기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을 역사의 장으로 안내하는 한편 학술적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저자 강민경(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은 이규보, 나아가 고려 ‘사람’의 삶과 생각을 총 89꼭지에 담아 펼쳐 보인다. 각 꼭지마다 직접 그린, 해학적이면서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이규보를 닮은 듯한 삽화를 수록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이규보의 글에서 만난, 오늘의 우리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았던 800여 년 전 고려 ‘사람’의 모습은 어떠할까. 《동국이상국집》에 담긴 이규보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고도 벼슬을 못 구해 높으신 분들에게 작은 벼슬자리 하나만 허락해 주십사 구관시求官詩를 지어 올릴 정도로 구직에 목매던 백수이기도 했고, 술 좋아한다는 소문이 절까지 퍼져 스님이 친히 술상을 내올 정도의 술고래이기도 했으며,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배와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절로 한숨을 내쉬던 ‘동네 아저씨’이기도 했다. “나 때는 말이야~”라 말하며 ‘라떼’를 찾기도 했고, 술을 진탕 마신 다음 날 숙취에 몸서리치는 이에게 숙취 해소제로 술 닷 말을 권하기도 했으며,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토실(일종의 온실)은 그러한 “하늘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라 말하며 당장 허물라고 하인들을 닦달하는 ‘꼰대’같은 짓을 벌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재’ 같은 모습이다. 그럼 이규보에게 ‘아재’스러움만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규보는 가족과 백성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분투한 사람이기도 하다.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아내와 자식을 위해 “약목若木을 베어와 태워 숯을 만들어/ 우리 집과 온 천하를 두루 따습게 해서/ 추운 섣달에도 늘 땀을 흘리게 하리다”라 다짐하기도 했고, “활처럼 굽히지 않고 항상 곧으면/ 남에게 노여움을 받게 되니라/ …… 오직 사람의 화와 복은/ 네가 굽히고 펴는 데 달렸느니라”라 말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허리를 굽실거리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피부병, 생손앓이, 두통, 치통, 천식, 소화불량에 갈증이 돋는 질환까지 온갖 병에 시달리면서도 작은 벼슬자리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입을 가지고 있기에 백성을 씹어 먹는가’라 일갈하며 지방관, 향리의 수탈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 그는 검은 고양이를 기르면서 귀여워하는 동시에 “공밥만 먹지 말고 저 쥐들을 섬멸하거라”라 권하는 ‘집사’이기도 했다.
|
|
고려시대 이규보의 저작물과 행동을 통해 그 시대를 현재로 끌어당겨 집필한 흥미진진한 책. 역사 속의 과거가 마치 오늘, 지금 이 자리에서 펼쳐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입니다.
<출판사 서평>
오늘은 시 한 잔, 내일은 술 한 수-이규보가 들려주는 이규보 이야기
박물관에서 관람객들을 역사의 장으로 안내하는 한편 학술적 연구도 소홀히 하지 않았던 저자 강민경(국립제주박물관 학예연구사)은 이규보, 나아가 고려 ‘사람’의 삶과 생각을 총 89꼭지에 담아 펼쳐 보인다. 각 꼭지마다 직접 그린, 해학적이면서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던 이규보를 닮은 듯한 삽화를 수록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저자가 이규보의 글에서 만난, 오늘의 우리와 비슷하지만 또 다른 모습으로 살았던 800여 년 전 고려 ‘사람’의 모습은 어떠할까.
《동국이상국집》에 담긴 이규보는 과거시험에 합격하고도 벼슬을 못 구해 높으신 분들에게 작은 벼슬자리 하나만 허락해 주십사 구관시求官詩를 지어 올릴 정도로 구직에 목매던 백수이기도 했고, 술 좋아한다는 소문이 절까지 퍼져 스님이 친히 술상을 내올 정도의 술고래이기도 했으며, 하루가 다르게 나오는 배와 빠지는 머리카락을 보며 절로 한숨을 내쉬던 ‘동네 아저씨’이기도 했다. “나 때는 말이야~”라 말하며 ‘라떼’를 찾기도 했고, 술을 진탕 마신 다음 날 숙취에 몸서리치는 이에게 숙취 해소제로 술 닷 말을 권하기도 했으며,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것이 자연의 이치인데 토실(일종의 온실)은 그러한 “하늘의 명령을 거역하는 것”이라 말하며 당장 허물라고 하인들을 닦달하는 ‘꼰대’같은 짓을 벌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아재’ 같은 모습이다.
그럼 이규보에게 ‘아재’스러움만 있었을까? 그렇지 않다. 이규보는 가족과 백성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잃지 않고 치열하게 분투한 사람이기도 하다. 추위에 오들오들 떠는 아내와 자식을 위해 “약목若木을 베어와 태워 숯을 만들어/ 우리 집과 온 천하를 두루 따습게 해서/ 추운 섣달에도 늘 땀을 흘리게 하리다”라 다짐하기도 했고, “활처럼 굽히지 않고 항상 곧으면/ 남에게 노여움을 받게 되니라/ …… 오직 사람의 화와 복은/ 네가 굽히고 펴는 데 달렸느니라”라 말하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허리를 굽실거리던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기도 했다. 피부병, 생손앓이, 두통, 치통, 천식, 소화불량에 갈증이 돋는 질환까지 온갖 병에 시달리면서도 작은 벼슬자리를 얻기 위해 동분서주하기도 했고, ‘도대체 얼마나 많은 입을 가지고 있기에 백성을 씹어 먹는가’라 일갈하며 지방관, 향리의 수탈을 통렬하게 비판한다. 또 그는 검은 고양이를 기르면서 귀여워하는 동시에 “공밥만 먹지 말고 저 쥐들을 섬멸하거라”라 권하는 ‘집사’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