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신미나 시인이 특유의 서정적인 언어로 써 내려간 산문집. 슬픔과 상실을 통과한 이야기들은 보편적인 공감을 부르고, 자신의 내밀한 마음 속을 들여다 보도록 이끈다. <출판사 서평> “어쩌면 진실은 높고 티 없이 고결한 것이 아니라, 도둑이 장판에 찍고 간 발자국처럼 얼룩덜룩한 모양 아닐까” 시인의 몸을 통과한 가족 이야기
첫 산문집을 묶는 시인은 자신의 내밀하고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심스레 살피기 마련이다. 일곱 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신미나는 어머니의 투병, 석쇠에 김을 굽고 소를 키우던 아버지, 친구처럼 지냈던 언니들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자신을 이루어온 가족에 대해 털어놓는다. 시인에게 가족 이야기란 ‘내 몸을 통과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내러티브’이다. 가족을 이야기하며 기억은 삶을 거슬러 올라가고, 유년 시절을 지나 젊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까지 닿는다. 봄밤의 개울가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났던 시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세월을 함께 겪으며 노인이 되었다. 신미나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만나러 가서 늘 꼿꼿했던 어머니가 조금씩 기력이 쇠해가는 모습을 본다. 엄살이 없고 자존심이 강했던 어머니의 투병을 보며, 시인은 슬픔과 함께 자신의 ‘쓰고자 하는 욕망’에 두려움을 느낀다. 어머니의 아픔보다 자신의 이기심이 먼저일까 봐 두려워하는 그에게서, 독자들은 끊임없이 윤리를 살피며 글을 쓰는 시인의 자의식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이조차 당신을 직접적으로 살리는 방식이 아니라, 결국에는 나를 살리는 이기로 귀결된다는 것이 뼈아프다. 당신은 기억을 지우며 죽어가고, 나는 당신의 기억을 복원하며 살아간다. 그 사실이 이상하고, 아름답고, 지독하다. 나는 다만,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_161쪽 |
신미나 시인이 특유의 서정적인 언어로 써 내려간 산문집. 슬픔과 상실을 통과한 이야기들은 보편적인 공감을 부르고, 자신의 내밀한 마음 속을 들여다 보도록 이끈다.
<출판사 서평>
“어쩌면 진실은 높고 티 없이 고결한 것이 아니라,
도둑이 장판에 찍고 간 발자국처럼 얼룩덜룩한 모양 아닐까”
시인의 몸을 통과한 가족 이야기
첫 산문집을 묶는 시인은 자신의 내밀하고도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심스레 살피기 마련이다. 일곱 남매의 막내로 태어나 시골에서 유년 시절을 보낸 신미나는 어머니의 투병, 석쇠에 김을 굽고 소를 키우던 아버지, 친구처럼 지냈던 언니들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촘촘하게 자신을 이루어온 가족에 대해 털어놓는다. 시인에게 가족 이야기란 ‘내 몸을 통과한 이야기’이자 자신의 ‘내러티브’이다. 가족을 이야기하며 기억은 삶을 거슬러 올라가고, 유년 시절을 지나 젊은 어머니와 아버지에게까지 닿는다. 봄밤의 개울가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났던 시인의 어머니와 아버지는 세월을 함께 겪으며 노인이 되었다. 신미나는 요양병원에 입원한 어머니를 만나러 가서 늘 꼿꼿했던 어머니가 조금씩 기력이 쇠해가는 모습을 본다. 엄살이 없고 자존심이 강했던 어머니의 투병을 보며, 시인은 슬픔과 함께 자신의 ‘쓰고자 하는 욕망’에 두려움을 느낀다. 어머니의 아픔보다 자신의 이기심이 먼저일까 봐 두려워하는 그에게서, 독자들은 끊임없이 윤리를 살피며 글을 쓰는 시인의 자의식과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이조차 당신을 직접적으로 살리는 방식이 아니라, 결국에는 나를 살리는 이기로 귀결된다는 것이 뼈아프다. 당신은 기억을 지우며 죽어가고, 나는 당신의 기억을 복원하며 살아간다. 그 사실이 이상하고, 아름답고, 지독하다. 나는 다만, 끝까지 가보고 싶었다. _1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