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글>
신영복 선생의 유작 <처음처럼>을 읽었습니다. 일주일 넘게 책을 잡고 있습니다. 되도록 느리게 느리게 읽고, 봐야하는 책입니다. 제목과 같은 '처음처럼'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처음처럼'의 서예글씨와 뜻이 풀이되어 있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선생은 제가 대선에서 패배해 좌절해 있을 때 '처음처럼' 글씨와 책과 같은 풀이가 그대로 담긴 서예작품을 제게 주셨습니다. 선생이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이었는데, 표구 그대로 보내주신 것입니다. 벽에 걸린 '처음처럼'을 볼 때마다 선생이 그 글씨를 주신 뜻을 생각합니다. 선생은 남에게 글씨를 써줄 때 받는 상대를 생각하면서 문구를 골랐습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노무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선생이 노 대통령에게 써준 글씨입니다. "어리석은 노인의 우직함이 산을 옮깁니다" 라는 풀이가 달려있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거창한 약속이나 구호보다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달성해 가는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국정운영에 임하겠다" 고 각오를 밝힌 바 있었습니다. 그 말을 퇴임 때 글씨로 되돌려준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실패라는 참담한 평가를 받으며 쓸쓸히 퇴임하는 노 대통령에게 최고의 위로였습니다. 노 대통령도 그 글씨를 매우 좋아해서 퇴임 후 '민주주의 2.0'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릴 때 아이디를 '노공이산'으로 했습니다. 선생은 그 전에 노 대통령에게 '춘풍추상(春風秋霜)'이란 글씨를 써준 적도 있습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란 풀이가 달려 있었습니다.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신을 지키기는 가을 서리처럼 엄정하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선생의 당부의 마음이 담겼을 것입니다. '우공이산'과 '춘풍추상'도 <처음처럼>책에 수록돼 있습니다. 저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선생을 뵙는 듯 했습니다. 어떤 글에선 선생의 웃음이 떠오르고, 어떤 글에선 선생의 진지한 표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벽에 걸린 '처음처럼' 글씨를 볼 때도 선생이 제게 "어이, 처음처럼....잊지마!" 라고 말을 건네오는 것 같습니다 |
신영복 선생의 유작 <처음처럼>을 읽었습니다.
일주일 넘게 책을 잡고 있습니다.
되도록 느리게 느리게 읽고, 봐야하는 책입니다.
제목과 같은 '처음처럼'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처음처럼'의 서예글씨와 뜻이 풀이되어 있습니다.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선생은 제가 대선에서 패배해 좌절해 있을 때 '처음처럼' 글씨와 책과 같은 풀이가 그대로 담긴 서예작품을 제게 주셨습니다.
선생이 전시회에 출품한 작품이었는데, 표구 그대로 보내주신 것입니다.
벽에 걸린 '처음처럼'을 볼 때마다 선생이 그 글씨를 주신 뜻을 생각합니다.
선생은 남에게 글씨를 써줄 때 받는 상대를 생각하면서 문구를 골랐습니다.
'우공이산(愚公移山)'
노무현 대통령 퇴임을 앞두고 선생이 노 대통령에게 써준 글씨입니다.
"어리석은 노인의 우직함이 산을 옮깁니다" 라는 풀이가 달려있었습니다.
노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거창한 약속이나 구호보다 한걸음, 한걸음 목표를 달성해 가는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국정운영에 임하겠다" 고 각오를 밝힌 바 있었습니다.
그 말을 퇴임 때 글씨로 되돌려준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 실패라는 참담한 평가를 받으며 쓸쓸히 퇴임하는 노 대통령에게 최고의 위로였습니다.
노 대통령도 그 글씨를 매우 좋아해서 퇴임 후 '민주주의 2.0'을 비롯한 인터넷 사이트에 글을 올릴 때 아이디를 '노공이산'으로 했습니다.
선생은 그 전에 노 대통령에게 '춘풍추상(春風秋霜)'이란 글씨를 써준 적도 있습니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이란 풀이가 달려 있었습니다.
남을 대하기는 봄바람처럼 관대하고 자신을 지키기는 가을 서리처럼 엄정하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선생의 당부의 마음이 담겼을 것입니다.
'우공이산'과 '춘풍추상'도 <처음처럼>책에 수록돼 있습니다.
저로서는 책을 읽으면서 선생을 뵙는 듯 했습니다.
어떤 글에선 선생의 웃음이 떠오르고, 어떤 글에선 선생의 진지한 표정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벽에 걸린 '처음처럼' 글씨를 볼 때도 선생이 제게
"어이, 처음처럼....잊지마!" 라고 말을 건네오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