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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산책방에서 즐기는 도서

줬으면 그만이지 - 김주완

아름다운 부자 김장하 취재기 
줬으면 그만이지
저자 : 김주완 출판 : 피플파워 
추천일: 2024. 10. 21.
<추천글>
경남도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김주완 기자가 지역의 알려지지 않은 어른 김장하 선생의 베풂의 삶을 취재한 이야기입니다. ‘2023년 경남의 책’으로 선정됐습니다. MBC경남이 공동취재한 다큐멘터리 <어른 김장하>는 2023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지역방송국 프로그램 최초로 ‘TV부문 교양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책도 다큐멘터리도, 김장하라는 인물의 삶과 인품이 큰 감동을 줍니다. 그래서 책과 다큐멘터리를 함께 봐도 좋습니다.

김장하 선생은 가난 때문에 고교진학을 못하고 어린 나이에 한약방 점원으로 취업해, 독학 끝에 만 18세 때 한약업사 시험에 합격했습니다. 그리고 60년간 한약방을 운영하면서 수입 대부분을 그때그때 지역사회에 나누고 베풀었습니다.

세상의 병든 이들에게서 거둔 수입을 자신이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 선생의 철학이었습니다. 처음엔 가난한 아이들에게 자신처럼 못배우지 말라고 장학금을 주는 것으로 시작하여 고등학교를 설립했고, 지역의 명문학교로 성장하자 100억원 대의 학교를 국가에 기부했습니다. 또한 시민신문 지원, 환경․노동․여성․인권 등 시민운동 후원, 문화예술활동 지원과 문화재단 설립, 형평운동 주도, 남명학 연구를 위한 거액의 대학기부 등 그의 베풂은 진주지역의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쳤습니다. 금액 규모로야 더 많이 기부한 사람들이 있겠지만, 이만큼 평생동안 일상적으로 많은 분야에 진심을 다해 베푼 이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선생은 자신의 선행을 드러내지 않고 감추었습니다. 칭찬조차 바라지 않은 베풂.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싶습니다. “줬으면 그만이지 뭘 칭찬을 되돌려받겠다는 것이오?” 이 한마디에 선생의 인품이 함축되어 있습니다.

선생은 중학교만 나왔지만, 평생 책을 손에서 놓지 않은 독서의 힘이 그를 한약업사가 되게 했고, 베풂의 철학과 겸손한 인품, 사회문제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만들었습니다. “내가 배운게 없으니 책이라도 읽을 수 밖에.”선생이 말하는 책을 읽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인품은 학교에서 배운 지식으로 채워지지 않습니다. 이 책을 통해 이 시대에 이런 어른이 지역에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Ke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