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제자와 보고 왔습니다. 둘이 나란히 앉아서 눈물 콧물 줄줄 흘리면서 봤어요. 다큐영화로도 상당히 세련되게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세월호 희생자부모님들의 입장을 잘 설명하고 대변하는 이야기였어요. 미처 생각하지도 못했던 어려움들, 외부에서는 알기 힘들었던 내부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도 알게 된 것들이 많았구요.
사건 이후부터 10년이 되는 지금 시점까지 시간순서대로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에게 어떤 난관들이 있었는지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보니 정말 그동안 많은 일들을 겪어오셨구나 싶기도 하고, ’산 너머 산‘ 이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숨이 턱턱 막히는 고난의 대장정이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10년을 기점으로 다시 힘내서 출발하겠다는 어느 부모님의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안쓰럽기도 했구요.
얼마전에 제자와 함께 <택시운전사>를 보면서 5.18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습니다. 영화 속에서 5.18 어머니들과 만나는 세월호 부모님들 장면, 그리고 이태원 참사로 가족을 잃은 부모님들이 시위하는 곳에 세월호 부모님들이 함께 하는 장면을 보면서 아이가 어이없어 하더군요. 하... 정말 저도 할 말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어떻게 풀어가야 부모님들의 고통이 해소될지 잘 모르겠습니다. 똑똑하고 현명한 정치인들이 나서서 뭔가 방법을 찾아주길 바랍니다. 그런 고민하라고 월급받는 사람을 아닌가요? 동시대를 사는 시민의 할 일은 좋은 해결방법이 나올 때까지 그분들의 존재를 잊지않고 마음에 담아놓는 것, 그래서 하루빨리 그분들이 마음의 평화를 얻게되길 바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누구도 그들을 ‘남’이라고 자신할 수 없습니다. 언제 우리가 그분들의 입장이 되서 그 분들이 해 온 길을 똑같이 되짚어 가게 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중요한 정보를 놓칠 뻔 했다.
세월호 희생자 아버지가 직접 촬영한 10년의 기록.
어느 누구의 것보다 더 진솔한 메세지를 담았을거라는 느낌.
상영관이 많지 않아 아쉽지만 찾아가서 관람하는 데에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도 아직 잊지 않고있다고.
당신의 상처에 눈돌리지 않겠다는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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