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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강물처럼

다이앤14
2024-04-02
조회수 45

다양한 느낌을 주는 가족드라마. <가재가 노래하는 곳>과 비슷하게 가족간의 갈등으로 시작해서 엄청난 비극을 딛고 스스로 자립하는 여성이 마침내 희망적인 미래를 맞이하는 결말로 끝나는 긴장감 남치는 이야기다. 

아이를 버린 엄마와 키워준 엄마가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며 상대방을 위로하는 장면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남의 손에 맡긴 자신의 아들의 흔적을 되짚으며 애틋함을 표현하는 빅토리아의 절절한 마음, 자신의 친아들과 양아들 사이에서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는 새엄마의 심리묘사도 너무나 섬세하고 실감났다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과 상황들이 곳곳에 보이기는 하지만, 최근 읽은 소설 중에서는 꽤 재미있는 편. 사랑스런 캐릭터들이 몇몇 보인다. 


열일곱 살 빅토리아는 달콤하기로 이름난 내시 복숭아 과수원집에 산다. 무뚝뚝한 아버지와 폭력적인 남동생, 비뚤어진 상이군인 이모부 사이에서 의지할 곳 없이 자란 빅토리아는 그녀의 가족들과는 다른 어두운 색 피부를 가진 이방인 윌과 사랑에 빠진다. 자연을 사랑하고 온화한 성격의 남자 윌에게 빅토리아는 있는 그대로 관심받는 게 어떤 건지, 사랑이 사람을 얼마나 용감하게 만들 수 있는지 배워간다. 

그러나 윌은 낯선 피부색 때문에 마을에서 배척당하다가 피부가 벗겨진 시신으로 협곡에 버려진 채 발견된다. 빅토리아는 평소 윌을 위협하던 남동생이 한 짓임을 직감하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끝없이 좌절한다. 한편 배 속에서는 아기가 자라고 있었기에, 빅토리아는 아기를 살리기 위해 사람이 살지 않는 척박한 고지대 산꼭대기로 도망친다.

혼자 아기를 낳고 얼마 안 되는 식량과 라즈베리를 먹으며 견디던 빅토리아는 숲으로 소풍 온 신혼부부를 목격한다. 영양실조인 자신과 달리 젖이 도는 산모를 본 빅토리아는 아기의 뒤통수를 마지막으로 쓰다듬을 틈도 없이 그 차에 아기를 태워 보낸다. 


거의 정신이 나간 채 고향으로 돌아오니 남동생과 이모부는 집안일을 돌볼 여자가 없는 집을 떠나버렸고, 아버지 홀로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빅토리아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아무도 지키지 못했지만 아버지가 남긴 복숭아만큼은 끝까지 지켜내리라 다짐한다. 

그러던 중 강을 댐으로 막고 마을을 저수지로 메울 거라는 소문이 돌고, 빅토리아는 과수원의 나무들을 새로운 땅으로 옮기는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땅에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용기와 땅에 대한 믿음을 내보이는 강인한 빅토리아. 그러나 그녀의 마음속에는 늘 자신의 어린 아들에 대한 그리움이 존재한다. 아이와 헤어졌던 장소에 가서 아이의 나이만큼의 돌을 모아 표시해놓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아이를 맡아 키우던 엄마에게서 편지를 받게 된다.

마침내 그리워만 하던 자신의 아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빅토리아. 새 가족 안에서 행복하게 사는 줄만 알았는데, 사실 자신의 정체성을 알게 된 이후 도망치듯 입대했고, 그의 새엄마는 죄책감 때문에 마음의 위기를 겪고 있었 차에 그녀에게 연락했던 것. 아들과의 만남에 긴장하던 빅토리아는 자신이 윌에게서 배웠던, 그리고 땅을 통해서 깨달았던 삶에 대한 진지한 교훈을 그대로 아들에게 전달하기로 마음먹는다. ’흐르는 강물처럼‘ 서로 어울려가며, 멈추지않고 흐르며 어떻게든 계속되리라는 희망을 말해주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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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존재를 형성한 건 내 고향이었다. 떠나보낸 가족, 떠나보낸 사랑, 몇 없는 친구, 나를 살아가게 해준 나무들과 내게 안식처를 제공해 준 모든 나무, 여기까지 오면서 마주한 모든 생명과 내 어깨에 내려앉은 모든 빗방울과 눈송이와, 하늘을 가른 모든 바람, 내 발이 닿은 모든 굽잇길과 내 손과 머리를 얹은 모든 곳과 지금 내 앞에 있는 것과 같은 모든 개울, 모든 생물과 조화롭게 주고받으며 산비탈에서 쏟아져 나오고 중력을 얻고 소용돌이치며 다음 굽이로 밀고 나아가는 개울이라는 고향.

내가 아들에게 준 건 바로 이것, 내 존재를 지탱해 주는 이 땅이었다고 말할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바라고 바라는 대로) 내 아들이 조금이라도 아버지를 닮았다면, 지금의 내 모습 속에서 조금이나마 용기를 발견할 것이다. 그리고 내가 그를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겁먹은 마음속에서 한 뼘의 자리를 찾아낼 것이다.


흐르는 강물처럼 | 셸리 리드, 김보람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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