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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여 잘 있어라

다이앤14
2024-01-11
조회수 960

제목만 알고있던 대표적인 고전 중 하나인 <무기여 잘 있어라>를 드디어 읽었다. 

세계 제1차대전이 벌어지는 시점, 이탈리아에서 건축공부를 하고 있던 무료한 삶을 살던 미국청년 프레더릭 헨리가 이탈리아군에 지원하여 전쟁에 참전하면서 점차 인생의 의미를 깨달아간다는 내적인 성찰을 다룬 이야기다. 생생한 전투장면과 더불어 다양한 상황에 처해 죽는 사람들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전쟁에 대한 참혹함을 그리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다양한 죽음을 바라보는 주인공의 냉담한 감정을 보여주려는 의도인듯 하다. 나중에 사랑하는 여자의 죽음 앞에서 애절하게 신에게 호소하는 모습은 묘한 대비를 보여준다.

1차 세계대전에 참가한 프레더릭 헨리는 간호사 캐서린 바클리를 알게 되고 재미 삼아 작업을 건다. 하지만 부상으로 이송된 후방에서 그녀와 다시 만나게 되면서 사랑이 싹트게 된다. 사랑이 무르익을 무렵 부상이 완쾌된 헨리는 다시 전쟁터로 복귀하지만 연합군이 패하면서 후퇴하게 되고, 이 와중에 탈영병 신세로 전락해 총살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가까스로 탈출해 캐서린과 재회한 헨리는 스위스로 도망가 행복한 시간을 보내지만, 이들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아들은 죽은 채 태어나고, 캐서린은 출혈이 멈추지 않아 수술실에서 죽는다.

처음에 헨리는 근거없이 허망하기만 한 희망이나 승리 같은 환상적인 개념에 신물내는 사람이었다. 종교나 사랑에 있어서도 냉정하게 그 존재를 부정하기를 서슴치않았었다. 그러다가 사랑하는 여자 캐서린을 만나 잊고있던 인간성, 사랑받음에서 얻는 안정감과 만족감, 그리고 어쩔 수 없이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인간의 한계에 대한 자각을 하게 된다. 그동안 자신이 지켜본 여러 죽음들도 어쩌면 자신의 상실감과 슬픔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었을 터라는 자각, 거기서 오는 충격이 인간이라는 어쩔 수 없는 한계와 충돌하면서 그에게 커다란 지각변동을 경험하게 했을 것이다.


실제로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1차세계대전에 참전했다가 부상을 입고, 간호장교와 사랑에 빠졌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의 아이 중 하나도 자궁절개를 통해 태어났기에 캐서린의 수술장면도 실감나게 그릴 수 있었다고. <노인과 바다>와는 다른 분위기의 헤밍웨이 소설이라 많이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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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캐서린은 죽겠지. 내가 바로 그렇게 만든 거야. 인간은 죽는다.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어. 그것에 대해 배울 시간이 없었던 거야. 경기장에 던져 놓은 뒤 몇 가지 규칙을 알려 주고는 베이스를 벗어나는 순간 공을 던져 잡아 버리거든. 아이모처럼 아무 까닭 없이 죽이거나. 또는 리날디처럼 매독에 걸리게 하지. 하지만 결국에는 모두 죽이고 말지. 그것만은 분명해. 결국 살아남는다 해도 종국에는 죽임을 당하는 거야.


무기여 잘 있어라 | 어니스트 헤밍웨이, 김욱동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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